
우리는 마치 여러 개의 세상 속을 살아가는 것처럼 느낍니다.
잘해야 하는 세상, 평가받는 세상, 누군가보다 앞서야 하는 세상,
혹은 실패하면 끝이라는 세상.
그러나 실제로 존재하는 세상은 하나뿐입니다.
빛의 세상, 지금 이 순간 내가 움직이는 세계입니다.
내가 느끼는 움직임이 전부입니다.
그 외에 붙어 있는 의미들은 모두 뒤늦게 만들어낸 해석일 뿐입니다.
“잘해야 한다”, “못하면 안 된다”,
“이건 좋은 거야”, “저건 나쁜 거야” 같은 생각들은
실제로는 실체가 없는 그림자입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커피를 내리다 실수로 물을 쏟았을 때
“왜 이렇게 덤벙대지?”, “오늘 하루도 안 되겠는걸?”
이라는 생각이 즉시 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일어난 ‘사실’은 단 하나입니다.
물이 조금 쏟아졌다는 움직임뿐입니다.
그 위에 의미를 덧칠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 그림자를 만들고 그 그림자 속으로 들어갑니다.

또 누군가가 나에게 무심한 표정으로 인사했을 때
“저 사람, 나를 싫어하나?”, “내가 뭘 잘못했지?”라는 해석이 붙습니다.
그러나 실제 세계에서는
그저 한 사람이 지나가며 표정을 지었을 뿐입니다.
그 표정이 나를 향한 것인지, 그 사람의 피곤함인지,
혹은 그냥 아무 의미 없는 순간인지조차 모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거기에 수십 개의 해석을 붙여
여러 개의 세상을 만들어내고 스스로 그 안에서 헤맵니다.

하지만 빛의 세계는 단 하나입니다.
그림자는 언제나 빛이 있을 때만 존재하고
그 그림자를 만드는 것은 사건이나 사람이 아니라
내가 부여한 의미입니다.
빛의 세계에서는 그림자가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움직임만 있을 뿐입니다.

아침에 물이 쏟아진 움직임,
한 사람이 지나가며 고개를 끄덕인 움직임,
버스가 내 앞에서 지나치는 움직임,
아이의 목소리가 들리는 움직임.
이 모든 것은 단지 지금여기에서 일어나는 생생한 흐름일 뿐입니다.
이 순간을 단순히 바라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내가 만든 해석보다 훨씬 밝고 투명합니다.
지금 일어나는 움직임을 “그렇구나” 하고 바라보는 시각,
그것이 빛의 세계를 여는 열쇠입니다.
내가 움직이는 그 자리가 곧 세계입니다.
그 세계는 원래부터 온전하고
원래부터 빛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그저 의미부여의 그림자를 거두고
순수한 현재의 움직임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뿐입니다.
세상은 하나,
그리고 그 하나는 이미 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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