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어느 날, 향년 30세.
한 청년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야근을 마친 뒤, 교회 주일학교 간식을 챙겨두고, 장례식장으로 향했습니다.
장례식장으로 가는 한적한 길.
그 길에 핀 꽃들과 나무들이 어쩐지 더 쓸쓸하게 느껴졌습니다.
‘혼자 가니 어색하겠다’는 생각도 잠시,
“사람은 똑같다. 사람은 똑같다.”
이 사실에 관심을 두며 움직이니
낯섦은 사라지고, 자연스럽고 편안한 감정이 따라왔습니다.
빈소에서 목례를 드리는 순간,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상주들과 인사를 나누며, 생을 먼저 마친 그를 조용히 마음으로 품었습니다.
🍚 상주들의 밥상
한낮의 빈소는 유난히 썰렁했습니다.
고인의 부모님도 조문객을 맞느라 저는 혼자 밥을 먹었습니다.
그러다 고인의 어머니가 제 옆에 오셨습니다.
“갑작스러운 혈액암으로 이별하게 되었어요.”
해외에 나가 있던 아들이 귀국해서 마지막을 함께한 시간, 씻기고, 닦아주고, 밥을 먹여줄 수 있었던 그 시간이 감사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잠시 뒤, 아버지도 오셨습니다.
“친구 같은 아들이었어요. 장남으로, 동생들에게도 참 잘했고,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싶을 때 병원에 끌고 가지 못한 게...
제 잘못 같아요. 기회를 놓쳤어요.”
말을 마치기 전에 결국 울음을 터뜨리셨습니다.
기도도 했다고 하셨습니다.
절실한 마음으로 가족이 손을 맞잡고 “살려달라”며 말이죠.
🙏 고인에게 드린 마지막 인사
식사를 마치고,
“제가 기도해도 될까요?” 조심스럽게 여쭈었더니, 가족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기뻐하셨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던 고인의 친구들과 가족들이 영정 앞에 모였습니다.
제가 대표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너는 짧지만 깊은 삶을 살다 간 천사였구나.
좋은 향기 남겨주어서 정말 고맙다.”
가족들은 울기 시작했고,
짧은 기도는 가족들의 진심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습니다.
🌱 죽음 한가운데 피어난 또 다른 삶
장례식장을 나서면서,
마음속으로 계속해서 되뇌었습니다.
사람은 똑같다.
사람은 똑같다.
사람은 똑같다.
죽음 속에서 다시 삶을 만났습니다.
한 사람의 생이, 다른 이들의 가슴에서 조용히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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